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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슈

베트남 또럼 서기장 국가주석 선출, 집단지도체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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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또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겸직으로 인한 1인 지배 체제 전환이 동남아시아 정치 지형과 경제 성장에 미칠 파급력을 심층 분석하고, 가 가져올 기회와 위기를 짚어본다.

동남아시아 유일의 공산국가인 베트남은 정치는 유일정당인 공산당을 정점으로 일당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개방되어 있는 조금은 유연한 사회주의 국가로 볼 수 있다. 관광 자원도 풍부하여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여행지로도 많이 찾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베트남은 정치적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보다 유연한 정책을 펴 왔는데 최근 정치 흐름을보면 중국식의 1인 중심 체제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공산당으로서는 또다른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발전으로 나아갈지 퇴보를 할지 지켜봐야 할 이슈일 것 같다.

베트남 또럼 서기장 국가주석 선출, 집단지도체제 붕괴?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

베트남 '4두 체제'의 종말과 또 럼 시대의 개막

2026년 현재, 베트남 정치사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베트남 국회가 7일(현지시간)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을 국가주석으로 만장일치 인준하면서, 그는 당과 국가의 정점에 동시에 올라섰다. 이는 베트남의 전통적인 권력 분점 방식이었던 '서기장(당)-주석(외교·국방)-총리(행정)-국회의장(입법)'의 4두 체제(Tu Tru)가 사실상 해체되고, 강력한 1인 중심의 지도 체제로 이행했음을 의미한다. 1957년생으로 올해 69세인 또 럼은 2031년까지 보장된 임기 동안 베트남의 절대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또럼 국가주석
베트남 또럼 국가주석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사 배치를 넘어 베트남 공산당 내부의 역학 관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과거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이 과도기적으로 주석직을 겸임했던 사례가 있었으나, 이번처럼 정규 임기 내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겸직이 확정된 것은 베트남 현대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는 베트남이 지향해온 '견제와 균형'이라는 집단지도체제의 효율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내부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권위주의적 통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러한 권력 집중이 베트남의 '도이모이(Doi Moi)' 정신과는 배치되는 흐름이 아닐까 우려된다. 집단지도체제는 의사결정이 다소 느릴지언정 그동안 최악의 독주를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베트남은 집단 지성보다는 지도자 1인의 결단에 국가의 명운을 맡기는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당내 소수파의 소외와 정치적 경직성은 향후 베트남 사회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지도체제의 변화
베트남 지도체제의 변화

경제 성장 10%를 향한 공안 출신 지도자의 강공책

또 럼 서기장은 취임 연설에서 연 10%라는 파격적인 경제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베트남의 잠재 성장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부 구조조정과 규제 혁파를 예고하고 있다. 40여 년간 공안부에 몸담으며 당내 부패 척결 운동인 '타오르는 용광로'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그의 이력은, 경제 정책 집행에서도 군대식의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그는 공안부 장관 시절 인권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억누르며 질서를 유지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

수치적으로 볼 때,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간 5~6%대에 머물러 있다. 10% 성장을 위해서는 외자 유치(FDI)의 폭발적 증가와 더불어 국영 기업의 민영화, 그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 럼은 권력 집중을 통해 정책 결정 속도를 높임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베트남의 입지를 굳히려 할 것이다. 삼성전자나 애플의 주요 협력사들이 밀집한 베트남 입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은 인프라 확충이나 노동 시장 유연화 측면에서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경제 정책이 공안 중심의 시각에서 집행될 경우, 시장의 자율성이 훼손될 위험이 상존한다. 경제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활성화의 대상이어야 하는데, 모든 프로세스를 보안과 감찰의 잣대로 들여다본다면 민간의 창의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강경 진압 경력은 서방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성장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는 모델이 21세기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대나무 외교'의 변주, 중국식 중앙집권 모델로의 전환

또 럼의 집권 체제는 시진핑 주석 체제의 중국이나 인접국 라오스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베트남이 그동안 고수해온 유연한 외교 정책인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한다. 미·중 갈등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던 베트남이 1인 체제를 굳히면서 중국식 통치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의 밀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베트남의 역사적 반중 정서를 고려할 때 완전한 합류는 어렵겠지만, 통치 방식의 유사성은 양국 당대당 교류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현재 베트남 내 정치 상황을 지켜보면, 권력의 무게추가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공산당 서기장실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이는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싱가포르 등 주변국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권위주의의 심화는 투명성을 요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으로 다가온다. 또 럼 서기장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권력 독점에 따른 내부 반발을 경제적 성과로 무마하겠다는 전형적인 권위주의 리더의 수사로 보인다. 이 부분은 현대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충돌하는 지점이 아닐까 판단한다. 경제적 풍요를 빌미로 정치적 다양성을 거세하는 방식은 과거 개발독재의 재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이 느끼는 갈증은 단순한 GDP 숫자로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또 럼 서기장이 구축한 이 거대한 권력의 성벽이 국민의 요구라는 파도를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권력의 집중은 책임의 집중을 의미하며, 경제적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그 화살은 오롯이 1인에게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겸직은 베트남 정치의 집단지도체제 시대가 저물고 1인 지배 체제가 본격화되었음을 상징한다. 그는 공안 출신의 강력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연 10%의 고속 경제 성장을 약속하며 국가 개조에 나섰지만, 이는 권위주의 심화와 인권 위축이라는 그림자를 동반하고 있다. 중국식 통치 구조로의 회귀는 대외 관계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며, 이러한 권력 집중이 베트남의 장기적 발전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그의 경제 성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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