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 감독 사퇴와 고참 선수 세레머니 논란 어디까지
K리그 3연패 명가 울산 HD가 끝없는 추락에 빠졌다. 신태용 감독의 부임 65일 만의 경질, 이청용의 조롱 세리머니, 그리고 구단의 리더십 부재가 만든 참사이다. 왕조의 몰락 뒤에는 구간, 감독과 선수 모두의 책임이 있다.
K리그 상위권이자, 한때 K리그1을 지배했던 울산 HD는 이제 혼란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8경기 만에 어렵게 거둔 승리조차 기쁨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가 모든 걸 덮어버린 것이다. 경질된 감독을 향한 노골적인 조롱, 그리고 침묵한 구단, 한때 왕조로 불리던 명문이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감독과 선수의 역할 붕괴’, 그리고 ‘구단의 책임 회피’에 있는 이 문제에 대하여 정리해 보겠다.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 무너진 팀의 상징
10월 1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 열린 K리그1 33라운드 광주FC전에서 울산은 2대 0으로 승리했다.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의 첫 경기였고, 8경기 만의 값진 승리였다. 하지만 승리의 의미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청용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그는 끈금없이 관중석을 향해 골프채를 휘두르는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공의 궤적을 바라보는 시늉까지 하며 누가 봐도 ‘전임 신태용 감독’을 겨냥한 조롱으로 읽혔다. 그는 경기 후에도 응원단 앞에서 같은 세리머니를 반복했다. 신태용 감독은 65일 만에 경질된 직후 “고참들이 단체로 항명했고, 선수들이 투표로 날 몰아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직접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청용을 비롯한 고참 라인이 핵심이었다는 루머가 퍼졌다. 신 감독의 ‘골프백 논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이청용의 세레머니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공개 저격’으로 해석되었다. 이청용은 “누가 더 진실된지는 팬들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팀이 강등권인데, 고참이 분위기를 흐린다”, “리더가 아니라 분열의 상징”이라는 비난이 폭주했다. 팬 반응을 더 보면 “감독 조롱은 프로의 품격이 아니다.”, “강등 위기인데 개인 감정 표출이라니.”, “구단이 이런 행동을 방관하면 팀은 끝이다.”와 같은 의견들이 주를 이루며 선수에 대한 비판이 많은 편이다.

65일 만의 감독 경질, 리더십이 사라진 구단
울산의 위기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3연패를 달성한 뒤에도 ‘우승 후 리빌딩’을 미루며 고참 중심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난 뒤 김판곤, 신태용으로 감독을 교체했지만 구단은 명확한 방향성을 세우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8경기에서 1승 3무 4패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지며 K리그 10위까지 추락하자 구단은 다시 칼을 빼 들었다. 문제는 경질의 과정이었다. 상하이 선화전 이후 일부 고참 선수들이 “감독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구단 고위층에 직접 면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감독을 거치지 않고 구단과 소통하는 ‘직통 구조’, 즉 하극상의 시스템이 고착화된 것이다. 감독은 선수단을 통제할 수 없었고, 선수는 구단을 통해 감독을 압박했다. 구단은 그 사이에서 책임을 회피했다.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감독과 선수의 권한 뒤섞임, 구단이 감독보다 선수의 편에 선 점, 리빌딩 부재로 인한 고참 권력 강화, 의사결정 구조 붕괴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승리의 세리머니’는 결국 팀 내부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전북은 컨트롤타워를 세웠고, 울산은 잃었다
전북 현대는 지난해 10위까지 추락했지만 거스 포옛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훈련, 영입까지 모든 권한을 행사했다. 그 결과, 전북은 다시 상위권으로 복귀했다.
반면 울산은 권한을 쪼개고 감독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홍명보 감독의 권위로 버텼던 시절이 지나자 조직은 방향을 잃어 버렸다. 감독에게 힘이 없고, 선수는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상한 구조가 이어지면서울산 현대는 몰락하고 말았다.

이제 울산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의 개혁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와 같이 감독만 교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선수단의 책임을 명확히 묻지 않으면 리더십은 다시 세워지지 않는다. 감독의 권위는 존중되어야 하고, 선수는 그 권한 아래에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단이 조직의 중심을 다시 잡아야 한다. 울산 HD의 위기는 단순한 성적 부진이 아니다. 승리의 그늘 속에서 누적된 구조적 불신이 폭발한 결과다. 감독과 선수 모두 제 역할을 잃었고, 구단은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 울산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감독에게 권한을, 선수에게 책임을, 구단에게 원칙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환골탈태’이며, 왕조의 부활로 가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